정치·경제토픽
‘문제없다’던 군, 일주일 뒤 DMZ 지뢰 폭발…정말 대응에 문제 없었나
결론부터
- 9월 14일 합참은 지형 변화를 식별했고 지뢰 매설 가능성을 유엔사와 협의 중이라고 하면서, 기존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 9월 21일 DMZ 지뢰 폭발은 그 지역을 유엔사가 조사하기 전에 길을 내던 작전 중에 났습니다. 위험을 알고 들어간 작전이었습니다.
- 지뢰가 누구 것인지와 우리 군 대응이 충분했는지는 다른 질문입니다. 앞의 답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뒤의 질문은 따질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9월 14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우리 군은 일부 지형 변화가 있는 것을 식별하였으며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에 대해 유엔사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단순 월선이 아니라 작업이 진행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작업이 진행되어서 지형 변화가 있는 것으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일주일 뒤인 21일, 육군 25사단 간부들이 군사분계선(MDL) 근접 지역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에 다쳤습니다. 22일 합참은 이 작전이 ‘유엔사 현장조사를 실시하기 이전에 여건 조성을 위한 수색로 개척 작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매설 의심 지역을 확인하러 가는 길을 내던 작전이었습니다.
9월 14일, 브리핑에서 오간 말
기자는 작업이 진행될 만큼 지형이 바뀌었다면 원칙적 대응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장 실장의 답은 ‘문제가 있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고요. 저희가 기준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작전적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였습니다.
앞으로 원칙이 바뀌느냐는 물음에는 ‘저희 원칙은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기존 대응이 실패했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그 판단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9월 22일, 사고 다음 날의 답
사고 뒤에도 입장은 같았습니다. 대응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장 실장은 ‘기준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작전적 조치를 해 왔습니다’, ‘현 입장은 변함이 없고’라고 답했습니다.
사고 전부터 군이 가졌을 기록에는 답이 없었습니다. 지형 변화 식별 시점에는 ‘그거는 제가 정확히 몰라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과거 월선 여부에는 ‘현시점에서 저희가 작전 보안상 공개 못 하는 부분은 아니고요’라면서도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였습니다. 서부전선에서 경고사격이나 경고방송을 했느냐는 물음에는 ‘대응을 한 건 있습니다’라고 하고, 횟수는 ‘기억하지 못해서’ 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기자들은 작전을 아는 책임자가 직접 설명하라고 요구했고,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조사가 끝나면 합참이, 책임 있는 사람이 와서 설명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아직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
지뢰의 국적을 가리는 일과 우리 군 대응이 적절했는지 따지는 일은 별개이고, 국적을 아직 모른다고 뒤의 질문까지 미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는 두 브리핑에서 나왔지만 답이 없는 질문입니다.
- 북한군의 작업 정황을 언제부터 알았나 — 22일 식별 시점 질문에 ‘확인해 보겠습니다’. 6월 일을 왜 두 달이 지나서야 유엔사에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유엔사와 지속적으로 소통 및 협조를 해 오고 있었다’고만 했습니다.
- 경고방송·경고사격을 했다면 왜 지형이 바뀔 만큼 작업이 이어졌나 — 14일에는 ‘무대응이 아닙니다’, 22일에는 서부전선 대응이 ‘있다’고 했지만 시기와 횟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 매설 가능성을 판단한 뒤 그 지역을 어떻게 관리했나 — 14일 합참은 ‘전력 보강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그리고 지금 시행하고 있습니다’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두 브리핑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 투입 때 탐지·방호 절차가 충분했나 — 22일 합참은 중상자 2명이 방호복과 지뢰덧신을 착용했다고 했고, 나머지 병력과 작전 과정은 조사 중이라고 했습니다.
사고만으로 실패를 확정할 수는 없다
폭발이 났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작전이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DMZ는 절차를 지켜도 사고가 날 수 있는 곳이고, 폭발 위치·지뢰 종류·작전 과정은 조사 중입니다. 합참은 7월 폭우로 북한 지뢰가 유실된 정황도 알린 바 있어, 국적은 열어 두는 것이 맞습니다.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 소장은 이번 사고가 ‘작전상의 허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한 전문가의 분석이지 공식 결론이 아닙니다.
강신철 장관은 사고 다음 날인 22일 취임했습니다. 지난 몇 달의 판단을 새 장관에게 묻는 것은 시간상 맞지 않습니다. 강 장관은 이날 ‘현재로서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확한 증거를 토대로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했습니다. 규명 대상에 전임 기간의 대응 판단이 들어가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팩트체크
| 주장 | 판정 | 원문에서 확인한 것 |
|---|---|---|
| 9월 14일 합참이 기존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 사실 | 14일 속기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고요’, ‘저희 원칙은 변함이 없습니다’가 있습니다. |
| 합참이 14일 ‘MDL 이남’ 지형 변화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 일부 사실 | 지형 변화 식별과 유엔사 협의는 속기록 그대로입니다. 남쪽이냐는 질문에는 ‘정확히는 확인해 드릴 수 없고’라고 답해, 위치는 합참이 밝힌 것이 아닙니다. |
| 사고는 유엔사 현장조사를 앞두고 길을 내던 작전 중에 났다 | 사실 | 22일 속기록에 ‘수색로 개척 작전’이었고 유엔사 조사는 ‘다음 주 초에 예정돼 있었습니다’라고 나옵니다. |
| 서울신문: 합참이 ‘확인해 보겠다’는 답을 20여 차례 반복했다 | 일부 사실 | 22일 속기록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류의 답은 열 번 안팎입니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류의 답까지 합치면 스무 번 안팎입니다. |
| 강신철 장관 발언: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 | 일부 사실 | 22일 장 실장의 말입니다. 강 장관은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문화일보)고 했고, 대변인은 장관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서’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
매체마다 어떻게 썼나
- 오마이뉴스 — ‘육군 25사단 장병들이 서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인근의 지형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준비하던 중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
- 서울신문 — ‘군은 작전보안과 무관한 기록에도 답하지 않았고, 상황을 아는 책임자도 제때 나서지 않았다.’ (기사)
- YTN — ‘해당 지역의 지형 변화를 식별한 유엔사의 다음 주 초 현장 조사에 앞서 수색로를 확보하던 중 폭발이 일어났다는 겁니다.’ (기사)
세 매체 모두 작전 목적은 속기록대로 전했습니다. YTN은 지형 변화를 유엔사가 식별한 것처럼 썼지만, 속기록에서 식별한 쪽은 ‘우리 군’입니다. 공보 방식은 서울신문이 다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되나
북한 소행을 단정하지 않는 것은 신중함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고 전 ‘문제가 있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던 판단을 사고 뒤에도 ‘현 입장은 변함이 없고’로 유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원칙을 반복하기 전에 그 원칙이 효과가 있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는 성립합니다.

근거
- 국방부 일일 정례 브리핑(2026년 9월 14일) · 국방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국방부 일일 정례 브리핑(2026년 9월 22일) · 국방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우리 것인지 북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강신철, DMZ 폭발 사고 질문에 한 말 · 문화일보 (장관 발언 인용)
- “책임자 나와” 기자들 폭발…앵무새처럼 “확인”만 반복, 극도로 몸 사리는 軍? · 서울신문
- “북한군 지뢰 매설 정황 알고도 방심했나” 지뢰 전문가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 서울신문 (전문가 인터뷰)
- 합참 “폭우로 DMZ 북한 지뢰 유실 정황…발견 시 군·경에 신고” · 뉴스1 (합참 발표 인용)
- 합참 “DMZ ‘지형 변화’ 조사 준비 중 지뢰 추정 폭발” · 오마이뉴스
- 군 “북한 지뢰매설 의심지대에 수색로 만들다 폭발” · YTN